질병정보

 제목   회색빛 날들: 문제의 시작-기분저하증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07-28
 이메일    조회수   4678

By MELINDA BECK

버지니아에 사는 바바라 보우만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무기력감이 게으름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학교선생이자 아내, 엄마인 그녀는 종종 논쟁적이 되는데 그러고나면 곧 후회와 자책을 하곤 했다. 결국 결혼상담을 받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개인치료를 통해 자신이 ‘기분저하증(dysthymia)’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병은 때로 수십년을 지속되기도 하는 가벼운 만성우울증이다.

기분저하증의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절망감, 짜증, 낮은 자존감, 낮은 활력 등이 있다. 최소 2년간 우울한 기분이 드는 날이 많다면 이 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곰돌이 푸우”에 나오는 우울한 당나귀 ‘이요르’가 대표적이다.

People who are chronically a little depressed — gloomy, grumpy, low energy — have “dysthymic disorder,” a condition with its own risks of job and family problems, as well as episodes of major depression. Melinda Beck has details.

“기분저하증을 앓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그래왔기 때문에 그냥 성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뉴욕 스토니브룩대 심리학과장 다니엘 클레인은 말한다.

하지만 가벼운 우울증이라도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직장, 가정, 사회 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고 자살을 시도할 확률도 높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컬럼비아대 뉴욕주정신의학연구소가 정부설문조사결과(43,000명의 미국인 대상)를 분석하여 작년 ‘정서장애저널’ 12월호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기분저하증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심리∙감정적 문제를 더 많이 갖고 있으며 급성우울증을 앓는 사람보다 메디케이드나 사회보장혜택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근무율도 더 낮았다.

중증 우울증은 기분저하증과 일부 증상이 같지만 세 배나 흔하고 훨씬 심각한 병이다. 충격적인 사건을 겪을 때 생기는 경향이 있고 입원치료를 요하기도 한다. 기분저하증을 앓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우울한지도 모르기 때문에 의사에게 말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

또다른 연구결과는 기분저하증 환자의 거의 80%가 중증 우울증(이중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밝힌다. 만성 우울증 환자의 경우 너무 오랜 시간동안 감정이 치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었기 때문에 급성 우울증 환자보다 자살할 확률이 더 높다.

뉴저지 소머셋에 거주하는 이동통신 기술자 루퍼스 윌리엄스(42)는 5살때부터 다른 사람보다 슬프다는 감정을 심하게 느꼈고 심지어 침대기둥에 부딪혀 죽으려고까지 했다고 말한다. 그는 20대에 자신이 기분저하증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때부터 치료를 받다말다 했다고 한다. 기분이 나아졌을 때조차 “표면 바로 밑에는 슬픔의 감정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옆방에서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 때문에 사람과 관계를 맺기 어려웠다. 난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었다.”

공식적 통계에 의하면 미국 인구의 약 1.5%만이 기분저하증을 앓고 있는데 증상이 지속적이지 않고 인생의 어떤 시점에만 그런 사람까지 따지면 5%다. 그러나 여기엔 첫 2년간 중증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포함되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졌다 나아졌다 하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미 정신의학협회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5)’ 다음판에는 기분저하증, 이중 우울증, 만성 중증 우울증을 만성 우울증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묶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관한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지만 ‘DSM5를 위한 정서장애워크그룹’ 그룹장을 맡고 있는 뉴멕시코대 정신의학자 잔 알란 포셋은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환자가 겪는 증상이 몇가지냐 보다 우울증을 겪는 기간이 얼마나 오래 되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만성으로 판단되면 무조건 중증 우울증으로 봐야한다.”

다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기분저하증은 혈액테스트나 뇌스캔으로 알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증상과 그간의 히스토리에 근거해 진단할 뿐이다.

약 절반의 환자가 18세 전에 우울한 기분, 고질적 비관주의, 낮은 자존감을 경험하지만 어린 나이에 갖는 부끄러움이나 짜증 정도로 보이기 쉽다. 유전병이지만 어느 정도까지가 선천적인 혹은 후천적인 건지가 분명치 않다.

또 학대나 정신적 외상을 겪는 아이들은 기분저하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원인이 무엇이든 학교나 사회관계에서 문제가 자주 발생하며 동년배에 비해 결혼율도 낮다.

인생 후반에 시작되는 기분저하증은 실직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혼 등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긴다. 그런 때에도 사람들은 그것이 우울증이라고 자각하지 못할 수 있다. 만성 통증이나 다른 신체적 증상으로 가장하여 진단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다른 정서 장애처럼 기분저하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두배나 많이 나타난다. 남성의 특성상 증상을 인정하지 않고, 도움이나 자가치료 하려는 노력도 덜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남성은 대신 술을 마셔서 문제를 해결하려 할 수 있다”고 포셋은 말한다.

기분저하증 환자들은 성취욕이 극도로 높고 기분을 업 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오래 지탱하기는 어렵다. 클레인 박사는 “자신의 증상을 숨기는 데 매우 뛰어난 사람들의 경우 정신과의사가 그들을 심각한 환자로 보지 않는다.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종종 기분저하증이 있는 사람들은 병이 심각해지고서야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치료를 받으면서 그제서야 실은 자신이 그동안 내내 우울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메사추세츠에 거주하는 의학지편집자인 덴 필즈(46)는 처음 우울증을 의심한 건 고등학교 때지만, 결혼 후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고 비평에 지나치게 예민한 자신의 성격으로 결혼생활이 위기에 처하고 나서야 도움을 구했다고 말한다. “도움 받지 않을 수 없을 지경에 다다른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개인 및 가족 심리치료, 항우울제 복용 등으로 “극한 상황을 벗어났다”는 그는 이제 견딜 수 있는 감정의 폭이 커졌다고 한다. “아직 기분이 처지거나 화날 때도 있지만 예전에 비해 오래 가진 않는다.”

기분저하증은 중증 우울증보다 연구가 덜 됐지만 사실 치료법은 같다. 만성 우울증 환자의 3분의1 정도가 항우울제의 효과를 본다고 뉴욕 웨일코넬의대 정신과교수 제임스 콕시스는 말한다.

“환자들이 청첩장을 보내 오거나, 데이트를 하는 등 사람을 만나기 시작하면 증상이 호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직장에서도 업무능력이 놀랄만큼 향상된다.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고, 임금인상이나 승진을 요구하며, 정신적 문제로 휴가도 내지 않게 된다.”

어떤 환자들은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해 보거나 혼합해서 복용해야 증세가 호전되기도 한다. 대화요법도 만성 우울증엔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는 환자가 자신을 우울하게 하는 부정적인 사고패턴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61세가 된 보우만은 인지행동치료로 자신을 괴롭히는 감정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약도 도움이 됐다. 내가 나 자신을 도울 수 있게 해준다.”

올 봄 APA회의에서 발표된 파일럿스터디(예비연구)를 보면 약물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상적으로 생활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변하기’에 중점을 둔 ‘행동활성화테라피’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즉 이제 더이상 우울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직장을 구할 정도는 아닌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스터디를 주도한 컬럼비아의대 임상정신의학과 교수 데이빗 헬러스타인은 말한다.

전문가들은 만성 우울증 치료가 일반적으로 급성의 경우보다 더 오래 걸린다고 강조한다. 재발율도 더 높고, 다수의 환자가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느낀다. “4~6주에 낫는 병은 아니라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클레인 박사는 말한다.

불행히도 기분저하증 환자의 약 4분의1은 증상이 크게 호전되지 못한다. 윌리엄스는 “내 목표는 삶이 내게 던지는 불행에 건강한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전글 이전글 인터넷 게임중독, 심각한 뇌 질환으...   2011-07-13   3952   
다음글 다음글 홀로 술잔 기울이는 당신..이미 알코...   2011-08-12   3895   

삭제 수정 리스트